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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고기를 사수하라!
- 장경혜
- 조회 : 2447
- 등록일 : 2013-08-08
옛날 옛날에 제천 세저리에는 아주아주 귀엽고 깜찍한 거지들이 살았답니다.
밥값도 주거비도 없던 거지들은 늘 괴롭고 힘들게 나날을 보냈지요.
그저 지쳤거나,
생활할 의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왜?
배가!!
배가!!
배가 고파서!!
.....
그래서
이들은 협심해서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 자신들의 의견을 하나 하나 적어내려갔습니다.
한식
양식
중식
술
그리고
고기를 먹기까지
결사투쟁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바로
..
(알) 거지 게시판
!!
거지들의 왕초 뽕쌤은 보다 못해
돈까스로
성난 민심을 타협하려 했습니다.
돈까스를 먹으며
잠시 즐거웠던 거지들.
하지만
목표는 갈비였습니다.
고작..
고작...
돈까스라니..
민심은 더욱 악화되어갈 뿐이었습니다.
분노는 깊어져갔습니다..
그렇게
개최된
바베큐 파티!!
우리는 고기를 원한다!!
무더운 여름 반란을 잠재울 바베큐 파티가 시작되고!
왕초와 거지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 했습니다.
승리의 브이를 보여주는 앞칸의 제군 포착.
일용할 양식 앞에서 수줍습니다.
뒷칸의 손짓은
채 뒷칸까지 가지 못하고 사라지는
고기를 달라는
아우성 입니다.
고기를 보내주니 이내 조용합니다.
고기독파에 집중하는 뒷칸과 달리
앞칸은 여유롭게 카메라를 봐줍니다.
이곳은 식량의 수급을 담당하는
권력의 중심 중의 중심!
누군가 병일군에게 긴박한 협상을 제시합니다.
식량이 풍부한 부르주아 앞칸. 때깔이 곱습니다.
저 미소는 온전히 배부른 여유에서 나올 수 있는 것..
귀엽게 비웃어봅니다.
부럽지-?
수급 담당
권력의 중심 중의 중심
리더 태준님.
약간 신나신 것 같습니다.
저쪽으로 가라고 명령합니다.
완벽한 지휘권을 갖고 있습니다.
막간을 이용한 뒷칸 짤.
역시 고기를 든든히 먹어
때깔이 곱게 돌아왔습다.
권쌤의 모습을 찍지 못해
아쉽습니다.
탐욕을 바라보는
왕초 뽕쌤의 표정.
한심한 듯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에서
애증이 느껴집니다.
외면하는 뽕쌤
이고 뭐고
신났습니다.
수급 담당 앞칸..
사실은 자신들의 뱃속으로
저 고기를 수급하고 있었습니다.
진격하라!
진격하라!!
그리고..
남은 음식을 가져와 먹고 있는
불굴의
옥선희.
이름이 옥선희인 이유는
밤마다 옥수수를 먹기 때문입니다.
보시다시피 저 옥수수는 다 선희의 배로..
지난날의 추억을 되새기며
쌈장에 양파를 찍어봅니다.
고기맛이 나는 것도 같습니다.
옥선희와 밥채린은
고기 한 점도 나눠 먹는
우애를 과시합니다.
본인들의 처지가 처량한지
잠시 울컥합니다.
눈물을 참습니다.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쌈장으로 진격하는 밥채린.
대견합니다.
바베큐 파티는 쌈장과 김장김치와 오이소박이를 남기고
한 여름 밤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아아,
님은 떠났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여..였.......
다음 파티를 기대하며..
고기여,
오늘도 바람에 너가 스쳐지나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