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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한라산에서] 하우아유(夏雨我流)
- 양호근
- 조회 : 2711
- 등록일 : 2011-07-02
빗소리가 들리는 새벽입니다. 낮에는 뙤약볕이 뜨겁게 내리쬐더니 밤이 되니 식은 땅 위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여름비에 제 마음도 씻겨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夏雨我流.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봄꽃도 즐길 새 없이 바삐 살아온 100일. 그렇게 찾아 온 여름, 쌓였던 근심과 스트레스를 장맛비에 흘려보내셨는지요? 아니면 지금도 머리에 필승띠 질끈 묶고 공부에 전념하고 계신지요? How R U.
우리 4기생들은 첫 학기 어리바리하며 어찌 보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응하는데 한 달, 과제하는 데 두 달을 보내니 어느덧 방학이라네요. 고향땅을 밟은 몇몇 동기들을 제외하고는 지금도 제천 바닥에서, 서울도심에서, 또 어딘가에서 눈 벌겋게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이 들립니다.
저도 벌써 제천이 그립네요. 제천중독이라니... -_- 낡은 기숙사도 정이 들었고, 이상하리만큼 생각나는 허술한 급식, 문화관 엘리베이터의 명언, 제천 닭을 다 먹어치웠어도 또 먹고픈 아톰닭, 꿘쌤과의 월요 맛집기행, 뽕쌤의 웃음소리, 재쌤의 한결같은 미소~~이런 사소한 모든 것들이 참 많이 그립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리운 건 사랑스런 동기들입니다. ㅠ 제가 해외에 있어서 더욱 보기 힘든, 아꼬운 ㄴ들.
엄지의 랩, 수진의 몸짓, 리지현의 미소, 짐승태의 손길, 깡민의 목소리, 똥일의 뱃살, 희진의 욕, 깜군의 빤쓰, 해룡의 막개그, 희죵의 맹장, 구슬의 눈빛, 원숙끙의 힙, 카이윤의 백치, 지현의 금테, 경현의 팔털, 동렬의 머리, 류창기형의 미친존재감.
그리운 사람들. 어찌 두 달을 참으리.
한동안 세저리뉴스도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서 세저리기자들은 잘 지내는지 더욱 궁금합니다. 구슬이는 잠수 후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언제쯤 첫! 기사가 올라올지... 희정이는 백 년째 수습 중이니, 대체 뭘 그리 수습하고 있는지.
날도 더운데, 시원한 글 하나 쏟아지면 세저리민 모두가 지꺼질듯 한데... 가끔 소나기 같은 글을 아무나 끼적여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비도 오고, 에혀~~다들 잘 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