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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기사는 연애편지다
- 최원석
- 조회 : 2632
- 등록일 : 2011-06-05
■ <기사는 연애편지다>
"제화협회 OOO입니다. 기자님 기사를 보고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연락이 와서 어제 만났습니다."
구두장인 (이제 그만 우려 먹어야지ㅎㅎ ) 2편 "성수동 제화의 거리"를 함께 취재한 보라에게 온 문자입니다. 기사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졌나봅니다. 앞으로도 기사를 쓸 때는 간절한 연애편지를 쓰듯 당당하게, 솔직하게, 또 조금은 세련된 언어로, 무엇보다 자주, 때를 놓치지 말고 써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제가 쓴 기사가 누군가를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아주 뿌듯하네요. 실질적인 변화가 있는지 계속 연락을 해봐야겠습니다.
문득 든 생각인데요, 우리 모두 어떤 기사가 좋거나 나쁠 때, 해당 기자에게 이메일이라도 보내는 것도 정말 큰 "언론활동"인 것 같아요.
안팎으로 제 역할 못하는 언론이지만, 분명 많은 현직 기자들이 기사 쓰거나 또 보도할 때는 불특정한 다수 안에 포함된 개개인이 읽고 들을 것이라고 기대할 것 같아요. 도움이 될 만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결국 우리에게도 이런 반응들이 무척 유용할 거라 생각합니다.
■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계기가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취재이야기 공모를 한 적이 있더라고요. 그 중에서 우수상을 탄 어느 기자의 후기를 읽는데, 눈시울이 찌릿할 정도였습니다.
<미아리 소녀, 그녀는 지금 어디에… 취재이야기 공모 [우수상] 한국일보 고찬유 기자(사회부 시경 캡) > 그 일부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25283
.......
이듬해 녀석의 부고는 대검이 전해줬다. “혹 ○○○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셨나요.” 상대는 녀석의 죽음을 알렸지만 도리어 봉인된 기억은 녀석을 살려내고 있었다. 마음을 추스른 후 사실확인에 나섰다. 암 투병 중인 녀석의 아버지와 친구들에게 물었지만 알지 못했다.
간간이 녀석이 떠올랐다. 기자로서 충실했는가, 인간으로서 진실했는가, 그의 죽음에 책임은 없는가, 애초부터 녀석을 인간이 아닌 기사소재로 본 건 아닌가. 아무리 묻고 후회하고 변명해도 이미 늦었다.
다만 취재방법과 취재원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선 나름 깨달은 바가 있었다. 어둡고 외진 곳을 바라보는 눈을 넓혔고, 사회구조 전체를 아우르진 못하더라도 한 사람의 사연을 소중하게 여기게 됐다. 따지고 보면 녀석 덕에 ‘앵벌이 기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
■ 위의 긴 "취재이야기"를 읽고, 바로 기자에게 메일을 썼습니다. 잘 읽었다는 의례적인 말도 하고 싶었지만, 항상 "자살"을 꿈꾸던 어느 동생을 어찌 대해야 할 지 몰랐던 몇 년 전의 경험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고맙다는 말을 붙이며, 저 또한 수많은 "언시생" 중 한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곧 기자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 한국일보 고찬유입니다.
미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일보에 응시했다고 하니 더 반갑고 한편으로 아쉽네요.
언젠가 그 꿈 꼭 이루리라 믿습니다.
저 역시 대학 졸업 후 1년을 버티었습니다.
수없이 떨어지고, 합격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결국
꼭 오고 싶었고 독자이기도 했던 한국일보에 입사했습니다.
넋두리같은 제 글이 힘이 되셨다니 다행이고,
앞으로 현장에서 뵙길 기대하겠습니다.
어디든 합격하면 연락하세요! "
■ 지난 금요일 김경애 선생님의 편집실습 수업과 그 "뒷풀이"(?)를 밤을 새가며 마쳤습니다. 토요일 아침에는 에너지 넘치는 박수택 선생님의 리포팅 수업을 꾸벅꾸벅 졸아가며 들었고요. 수업이 끝난 오후에는 3, 4기 8명이 모여서 최근의 화제작 <트루맛쇼>를 본 뒤, 이른바 30년 된 "맛집"을 찾아가 해장국을 먹었습니다. (희진이가 추천한 "사람 넘치던" 맛집은 다음 기회에...ㅎㅎ) 해질 무렵 삼청동에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골목 위에서 본 노을은 조금 시시했지만, 갖고 있던 카메라 앞에서 다들 멋드러진 포즈를 해보며 웃었습니다. 아직도 못 다한 일이 남았지만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배워야 할 게 많더라고요. 서울 찻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면, 제천으로 내려갈 때가 되었다는 뜻. ㅎㅎ 내일이 연휴라 그런지 밤늦도록 자동차 소리가 꽤 시끄럽네요. 얼른 내려가겠습니다.
■ 고품격 황색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세저리 뉴스] 의 "아님 말구" 정신은 없지만.... 봐주세용. 뭐, 아님말구. ㅎㅎ
-용산에서,
석초이 or 숙끙
추선: 석초이, 원숙끙, 숙끙 중 어느 아이디가 좋은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제화협회 OOO입니다. 기자님 기사를 보고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연락이 와서 어제 만났습니다."
구두장인 (이제 그만 우려 먹어야지ㅎㅎ ) 2편 "성수동 제화의 거리"를 함께 취재한 보라에게 온 문자입니다. 기사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졌나봅니다. 앞으로도 기사를 쓸 때는 간절한 연애편지를 쓰듯 당당하게, 솔직하게, 또 조금은 세련된 언어로, 무엇보다 자주, 때를 놓치지 말고 써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제가 쓴 기사가 누군가를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아주 뿌듯하네요. 실질적인 변화가 있는지 계속 연락을 해봐야겠습니다.
문득 든 생각인데요, 우리 모두 어떤 기사가 좋거나 나쁠 때, 해당 기자에게 이메일이라도 보내는 것도 정말 큰 "언론활동"인 것 같아요.
안팎으로 제 역할 못하는 언론이지만, 분명 많은 현직 기자들이 기사 쓰거나 또 보도할 때는 불특정한 다수 안에 포함된 개개인이 읽고 들을 것이라고 기대할 것 같아요. 도움이 될 만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결국 우리에게도 이런 반응들이 무척 유용할 거라 생각합니다.
■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계기가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취재이야기 공모를 한 적이 있더라고요. 그 중에서 우수상을 탄 어느 기자의 후기를 읽는데, 눈시울이 찌릿할 정도였습니다.
<미아리 소녀, 그녀는 지금 어디에… 취재이야기 공모 [우수상] 한국일보 고찬유 기자(사회부 시경 캡) > 그 일부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25283
.......
이듬해 녀석의 부고는 대검이 전해줬다. “혹 ○○○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셨나요.” 상대는 녀석의 죽음을 알렸지만 도리어 봉인된 기억은 녀석을 살려내고 있었다. 마음을 추스른 후 사실확인에 나섰다. 암 투병 중인 녀석의 아버지와 친구들에게 물었지만 알지 못했다.
간간이 녀석이 떠올랐다. 기자로서 충실했는가, 인간으로서 진실했는가, 그의 죽음에 책임은 없는가, 애초부터 녀석을 인간이 아닌 기사소재로 본 건 아닌가. 아무리 묻고 후회하고 변명해도 이미 늦었다.
다만 취재방법과 취재원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선 나름 깨달은 바가 있었다. 어둡고 외진 곳을 바라보는 눈을 넓혔고, 사회구조 전체를 아우르진 못하더라도 한 사람의 사연을 소중하게 여기게 됐다. 따지고 보면 녀석 덕에 ‘앵벌이 기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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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긴 "취재이야기"를 읽고, 바로 기자에게 메일을 썼습니다. 잘 읽었다는 의례적인 말도 하고 싶었지만, 항상 "자살"을 꿈꾸던 어느 동생을 어찌 대해야 할 지 몰랐던 몇 년 전의 경험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고맙다는 말을 붙이며, 저 또한 수많은 "언시생" 중 한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곧 기자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 한국일보 고찬유입니다.
미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일보에 응시했다고 하니 더 반갑고 한편으로 아쉽네요.
언젠가 그 꿈 꼭 이루리라 믿습니다.
저 역시 대학 졸업 후 1년을 버티었습니다.
수없이 떨어지고, 합격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결국
꼭 오고 싶었고 독자이기도 했던 한국일보에 입사했습니다.
넋두리같은 제 글이 힘이 되셨다니 다행이고,
앞으로 현장에서 뵙길 기대하겠습니다.
어디든 합격하면 연락하세요! "
■ 지난 금요일 김경애 선생님의 편집실습 수업과 그 "뒷풀이"(?)를 밤을 새가며 마쳤습니다. 토요일 아침에는 에너지 넘치는 박수택 선생님의 리포팅 수업을 꾸벅꾸벅 졸아가며 들었고요. 수업이 끝난 오후에는 3, 4기 8명이 모여서 최근의 화제작 <트루맛쇼>를 본 뒤, 이른바 30년 된 "맛집"을 찾아가 해장국을 먹었습니다. (희진이가 추천한 "사람 넘치던" 맛집은 다음 기회에...ㅎㅎ) 해질 무렵 삼청동에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골목 위에서 본 노을은 조금 시시했지만, 갖고 있던 카메라 앞에서 다들 멋드러진 포즈를 해보며 웃었습니다. 아직도 못 다한 일이 남았지만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배워야 할 게 많더라고요. 서울 찻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면, 제천으로 내려갈 때가 되었다는 뜻. ㅎㅎ 내일이 연휴라 그런지 밤늦도록 자동차 소리가 꽤 시끄럽네요. 얼른 내려가겠습니다.
■ 고품격 황색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세저리 뉴스] 의 "아님 말구" 정신은 없지만.... 봐주세용. 뭐, 아님말구. ㅎㅎ
-용산에서,
석초이 or 숙끙
추선: 석초이, 원숙끙, 숙끙 중 어느 아이디가 좋은지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