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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우리를 좋아하는 그.
- 이준석
- 조회 : 2555
- 등록일 : 2011-04-26
#1
그의 첫인상이다. 포근했다. 길게 빼는 특유의 말투는 다정다감한 그의 성격을 돋보이게 했다. 온몸에 골고루 퍼진 인격은 그의 이미지를 굳히기 충분했다. 따뜻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녹았다. 위의 사진이 그의 첫인상이다. 기자만 그랬을거란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동감할거라 본다. 아님 아닌거다.
#2
그는 "우리"라는 말을 좋아한다. 따뜻하고 포근한 그의 입에서 나오는 "우리"는 그가 어떤 이 인지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한다. 입학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그의 입에선 이미 "우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 수진이
우리 엄지
우리 강민이
우리 혜정이
우리 희진이
우리 지원이
우리 희정이
우리 경현이
우리 슬이
우리 지현이
우리 슬기
우리 인아
우리 가영이
.....
그리고 알았다. "우리"는 여학우에만 붙여지는 넘치는 호감의 증거였다. 모든 여학우가 자기 것이라는 영역 표시를 해두는 듯 했다. 급기야 좌수진 우엄지 상강민 하지원을 언급한다. 물론 그들 중앙엔 "그"가 있다.
#3
그런 그가 최근들어 더욱 노골적으로 영역을 표시해두고 있다. "우리"를 남발하던 그의 입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손"까지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기자는 그의 동태를 살폈고 그 정황을 목격했다. 물론 취재원들의 제보도 있었다.
"희진아, 춥다. 한 번 안아주라~"
"(혜정이가 옆에 있는 상황에서) 추울 땐 꼭 붙어야 된다"(그의 손은 혜정의 어깨를 감싼다)
"희진아, 팔장 한 번 껴봐라~"
그의 인권을 위해 여기까지 해 두겠다.
#4
그의 관심사는 요즘 그녀에게 향해있다. "우리 혜정이"다. 귀엽단다.
이미 "우리 수진이"랑은 가상 부부다. 아침마다 모닝콜해준다. 물론 모닝콜 받고 다시 잔다.
물론 "우리 슬기"도 좋다고 한동안 난리였다. 이뿐이랴. "우리 인아"도 매력덩어리란다. 여기서 그치면 섭섭하다.
"우리 가영"이는 애기란다.
그의 인권과 타켓이 되지 않길 바라는 여학우를 위해 여기까지 해 두겠다.
여기서 생각해보자.
"우리"를 남발하는 그에게 한 번이라도 언급되지 않은 여학우들말이다.
그에게 호명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아님 지금 당장 거울을 들고 자신을 탓해야 할까?
판단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5
그래도 난 그가 좋다. 다음 학기에도 같은 방을 쓸거다. 그는 나의 수호천사다. 난 그를 믿는다. 훈훈한 마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