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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12/4~ 12/6
- 김동환
- 조회 : 3692
- 등록일 : 2009-12-07
#1. 사회교양특강 종강.
지난 12월 4일, 서초동 강의실에서 있었던 홍기빈 선생님의 "칼 폴라니 세번째 강의"를 마지막으로 2009년 2학기 사회교양특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날 홍 쌤의 마지막 강의는 원래 수업 종료시간을 한 시간 가량 넘긴 8시 50분 무렵까지 밀도있게 이어졌습니다.
이날 수강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종강 기념으로 홍기빈 선생님과 함께 강의실에서 단체 사진을 한 장 찍고, 음식점 "장꼬방"으로 이동해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했습니다. 이 날 시간을 한참 넘겨가며 유난히 열과 성을 다해 강의해 주셨던 홍 쌤은 세명대 사회교양특강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공개강의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내년 부터는 연구소 활동으로 바빠질 것 같다"고 하네요.
이번 학기 사회교양특강은 정치, 경제, 법, 사회의 각 분야에서, 다음과 같은 주제로 총 여섯 명의 강사들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9.11 박상훈 :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과제
유종일 : 경제위기와 경제학의 반성
9.25 박상훈 : 지역주의와 언론
김동춘 : 기업사회론
10.9 유종일 :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민주화
홍기빈 : 칼 폴라니의 정치경제학①
10.23 조 국 : 진정한 법치와 인권
김동춘 : 전쟁과 학살
11.6 조 국 : 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가 중요한가
김동춘 : 가족주의와 시민사회
11.20 구갑우 :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홍기빈 : 칼 폴라니의 정치경제학②
12.4 구갑우 : 국제정치의 이해
홍기빈 : 칼 폴라니의 정치경제학③
한 학기 진행되었던 수업 중 많은 학생들로부터 가장 "새롭다"는 평을 들었던 강의는 홍기빈 선생님의 "칼 폴라니 - 정치경제학"이었습니다. B급미남 군은 "다른 수업은 여기저기서 살짝이라도 접해본 것들이었는데 칼 폴라니의 "프리컨셉션" 개념은 이 수업을 통해 처음 접했다"고, brother진 군 역시 "신선한 관점이었다"고 평했습니다. 보노보노 양도 "방학때 폴라니를 처음 접했는데, 그때 막연하고 어려웠던 것들이 수업을 통해 해결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수업들의 내용들도 이번 학기 세저리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종일 교수님이 수업에서 사용했던 "최근 100년간 미국 소득등위 분포"자료가 며칠 뒤 한 세저리 주민의 발표에 인용되는가 하면, 애어른 소희양은 김동춘 교수님의 "전쟁과 학살" 강의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매 시간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메모하며 수업을 들으셨던 이봉수 교수님은 "나도 사회교양 특강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며 "얼마전에는 구갑우 교수 강의와 김동춘 교수 강의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수업 외적으로도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단골 훈남 청강생 이모 군은 청강을 하다가 세저리 주민들과 친해져 "섹시한 숨소리"라는 별명을 얻었고, 기가트라이브 군은 이번 학기 강사 선생님들에게 가장 많은 필자 서명을 받아 "싸인 콜렉터"에 등극했습니다. 몇 몇 세저리 여학우들은 조국 교수님 강의 녹취를 서로 하겠다고 장난스럽게 "지분율 다툼"을 하는 일도, 청강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먹을거리를 준비해 오셔서 배고픈 세저리 주민들을 구휼하는 훈훈한 풍경도 있었습니다.
이제 당분간 세저리 주민들이 서초동 강의실에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몇 개월 후 있을 내년 특강때도 서초동 강의실에 알찬 강의와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2. "신문편집 및 CG실습" 종강 & 뒷풀이
사회교양특강 종강 하루 뒤인 5일에는 한겨레 신문사에서 "신문편집 및 CG실습" 수업 시험이 있었습니다. 시험 내용은 공동으로 구상한 기획 아이템을 각자 2면씩 맡아 기사를 쓰고, 편집하는 것이었습니다. 수강생들은 오전 10시부터 한겨레 신문사 5층 "디자인 ZOO"에서 각자 맡은 편집을 하기 시작했고, 오후 7시가 되서야 전원의 조판 편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한겨레 신문 편집기자이신 김경애 교수님이 맡고 있는 이 수업의 전통은 종강하면 모든 수강생이 김경에 교수님 집에 가서 저녁을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김 교수님의 음식솜씨는 이미 한겨레 안밖에 소문이 자자한 수준. 올해 수강생 중에 누군가가 이 전통에 흑심을 품고 수강신청을 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이날 역시 작년에 이어 편집 마감 후 수강생들과 김경애 교수님, 그리고 이봉수 교수님이 김 교수님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잡채, 감자전, 단호박전, 해물파전, 연어 샐러드, 모시조개 미역국, 매운 낙지볶음, 잡곡밥...
이봉수 교수님이 가져오신 과메기 세트, 샴페인과 함께 상이 차려지자 수강생들은 모두 "맛있다"를 연발하며 게눈 감추듯 접시를 비웠습니다. 세저리의 총무를 맡고 있는 애어른 소희양은 "해물과 야채가 많은 것이 맘에 들고, 다들 너무 맛있다"며 주변에 "단호박전 좀 먹어보라"고 주변에 연신 권하기도 했습니다. "
담소와 와인을 곁들인 식사는 2시간 가량 이어졌습니다. 평소 차와 와인에 대해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유라양은 이날 물 만난 고기처럼 열심히 와인 잔을 닦았으며, 세명대 UCC 1등에 빛나는 종석군은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동현 옹은 난데 없는 소개팅 제의를 받고 얼굴에 화색이 돌았으며, 동네 노는오빠는 남은 음식을 분쇄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봉수 교수님은 식사를 하면서도 수강생들이 편집해온 기획물을 훑어보며 "기획을 괜찮게 했다", "태희가 이런 일러스트를 하는 재주가 있냐"며 흥미를 보였습니다.
"찌라시"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식사 후 티타임때 나왔던 몇 가지 폭탄 발언을 소개합니다.
"교수님 댁도 아닌데 너무 편하게 계시는 것 같다" (이봉수 교수님에게 애라스무스, 등갈비 은실양 번갈아가며 계속)
"오빠. 모자가 60호가 제일 큰거 아닌가요?"(동네 노는오빠가 군대에서 58호 모자를 썼다고 하자 동네 노는오빠에게 애어른 소희가)
"걔가 아마 지금 98키로 나갈껄요"(동현옹이 익명의 기자를 언급하며)
"소개시켜주고 싶은데 주변에 동현선배만한 여자가 없어요"(애라스무스가 동현옹에게)
"여기 지금 애인이 없는 사람이..."(동네 노는오빠가 허공에 대고)
동네노는 오빠군. 세시간 반에 걸친 만찬을 마치고 거실에서 발견한 체중계에 불안한 마음으로 올라가보니 벌써 78킬로그램입니다. 어느덧 몸무게가 쌀 한가마니. 이제 살좀 빼야 하지만 아까 먹은 낚지 볶음이 너무 맛있어 이미 "좀 싸달라"고 김경애 교수님께 부탁한 상태입니다. 동네군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애어른 소희와 애라스무스도 덩달아 전을 싸달라고 부탁합니다. 이 사람들이 이 순간 운명처럼 한 마리 물고기로 변해야 한다면 무리를 짓는 육식어류 피라니아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총 세 시간 반에 걸쳐 저녁식사를 하고 바깥으로 나오니 엘리베이터에는 수강생 두 명정도만 타도 "FULL"이 표시될 기세입니다. 이렇게 이번학기 "신문편집 및 CG실습"도 잘 마쳤습니다. 내년에도 이 수업의 "전통"은 계속 유지될 전망입니다.
이상 세저리뉴스 김동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