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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촛불시위 현장, 예비군 사수대(?) 등장
- 이동현
- 조회 : 6955
- 등록일 : 2008-05-31
정말 이번 사태는 스펙터클하다. 아는 형이 쓴 글을 보며 한참을 웃었다.
다소 엉뚱하지만 재밌는 글이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
"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예비군복 입고 집회 사수대(?) 뜨는 건, 내가 지금까지 봐온 시위 중 최고의 퍼포먼스인 것 같다. 현역들에겐 신과 같은 존재인 예비군이 전면에 등장함으로써 전경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과 좌절감을 주는 동시에 강경진압 의도를 무력화시키고... 국방의 의무를 다한 평범한 청년임을 시각적으로 현시함으로써 늘상 반복되는 "좌파 빨갱이" 타령을 한방에 잠재워버리는가 하면 시위 행렬의 가장 앞에서 유니폼(?)을 입고 대오를 갖춤으로써 시위의 방향과 강도를 조절하는 "전위"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으니... 게다가 체증사진 찍혀도 누군지 어떻게 알 것인가? 대한민국 남자들.... 군복만 입으면 누가 누군지 구별이 안되잖아?" ----------------- 한겨레 기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90753.html
■ 대열 선두는 예비군, 대학생 정부의 ‘고시 강행’ 이틀째인 30일 밤에도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2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밤 9시15분께 시작된 거리행진은 예비군복 차림의 청·장년 30여명이 앞장을 섰다. 이들은 인터넷 포털 아고라에서 ‘시위대를 보호하자’며 모인 예비역들이다.
시위대가 차도를 따라 걷거나 경찰과 대치할 때 이들은 맨 앞에서서 스크럼을 짜 행진 대열을 지키고 보호했다. 아이디가 ‘오사카 촌놈’이라고 밝힌 한 예비역은 “경찰이 여고생을 무자비하게 끌어내는 동영상을 보고 이렇게 모였다. 시민들이 우리를 믿어주고 협조해 줘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 등의 깃발을 든 수백명의 대학생들이 거리시위 선두에 섰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김아무개(20)씨는 “지휘부가 따로 없으니 누구를 따라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긴 하지만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워 더 좋다”고 말했다. 인도 위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행진 대열은 갈수록 불어났다. “친구랑 시장을 보다가 행진에 나왔어요.” 직장인 최문주(38·성동구 금호동)씨가 들고 있는 검정 비닐봉지 안에는 오이·파 등이 들어 있었다. 최씨의 팔짱을 낀 김나진(38·성동구 금호동)씨는 “정치가 뭐 대단한 게 아니고 내가 먹는 것부터 지키는 데서 시작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