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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책 안 살 거면 못 들어가는 서점
- 문중현
- 조회 : 660
- 등록일 : 2015-10-28
2년 전 가을 끝자락이었다. 굽이굽이 산길을 지나 사람이 살까 싶은 마을에 도착했다. 해가 떨어져 어둑한 마당에서 낮은 목소리로 주인을 불렀다. 불빛과 함께 한 남자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숲속작은도서관’의 김병록(52) 사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개인사정이 있어 인터뷰가 어렵다고 말했고, 기자는 그가 미안한 표정으로 건네 준 막걸리만 들이켠 뒤 다락방에서 밤을 보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살림집에 민박도 겸하는 동화 같은 공간
탈핵, 평화, 공동체 회복 등 ‘개념 있는’ 책들이 가득 꽂혀 있던 그 도서관은 그 후에도 가끔씩 생각났다. 그런데 최근 김 사장 부부가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를 출간하면서 신문방송의 조명을 받았다. 사람보다 나무가 많고 가로등 불빛보다 별빛이 많은 곳. 충북 괴산군 칠성면의 ‘숲속작은책방’을 지난 9일 다시 찾아갔다. 2년 만에 ‘도서관’ 간판이 ‘책방’으로 바뀌었고 당초 책을 읽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던 공간이 책을 파는 곳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 왼쪽이 남편 김병록, 오른쪽이 부인 백창화 씨다. 서점 곳곳은 책 소개 문구로 가득하다. ⓒ 유순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