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대참사 후 독일,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 등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들은 원전을 폐기하거나 줄여가는 ‘탈원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설계수명을 넘긴 월성 1호기를 연장 가동하고, 새로운 원전을 증설하기로 하는 등 거꾸로 가는 모습이다. 노후 원전의 사고 가능성과 지역주민의 건강 피해, 대책 없는 핵폐기물 등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를 외면한 채 이처럼 ‘원전대국’으로 직진해도 되는 것일까. <단비뉴스>는 우리나라 원전 정책의 문제점과 원자력발전의 근본적 위험성을 짚어보고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에너지 체제’를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편집자) |
놀이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색 범퍼카들이 누렇게 녹이 슨 채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 바닥엔 잡풀이 무성하다. 빙글빙글 돌아가게 돼 있는 비행기구는 의자들이 떨어져 나간 채 바람에 흔들거린다. 오렌지 빛깔의 이름 모를 꽃들은 암술이 꽃잎 밖으로 튀어나오는 등 기형적인 모양으로 피어있다. 한때 호텔이었고 아파트였던 건물들은 유리창이 깨지고 외벽이 벗겨진 채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서 있다. 도로 위에는 차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고, 건설 장비들도 여기저기 방치돼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면 물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실내수영장 바닥에 먼지와 쓰레기가 쌓였고, 사무실은 벽지가 다 벗겨진 채 서류들이 바닥을 수북이 덮고 있다. 아동용으로 보이는 병원의 철제침대는 칠이 다 벗겨졌고, 인형과 색칠 공책 따위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