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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농업전문기자의 첫 기사

  • 관리자
  • 조회 : 6947
  • 등록일 : 2012-03-03
농업농촌전문기자/PD 양성과정을 마치고 언론계에 진출한 우리 졸업생이 처음으로 남다른 농업 관련 기사를 썼기에 여기 옮깁니다. 
 
<경향신문>에 입사한 이재덕이 농협 신용-경제사업 분리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를 썼는데, 농협의 보도자료에만 의존해 쓴 타사 기사와 달리 농민들 얘기를 직접 듣고 쓴 기사여서 현장감이 탁월했습니다. 격려하기 위해 재덕에게 전화했더니, 경제부 회의 때 농촌현장에 가보겠다고 발제를 했는데 회사 차를 내주어 편리하게 철원평야로 달려갔다고 합니다. 
 
재덕의 성격을 보여주는 일화 한 토막:  함께 간 사진기자가 고참이어서 차와 사진기자를 미리 보내고 자신은 버스를 타고 귀사했답니다. 선배기자가 기다리고 있으면 취재가 안 될 것 같아 그랬다네요. 이런 바보 같은! 아니, 이런 간디 같은!   
 
재덕은 수습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신참들이 가기 힘든 경제부로 발령났는데, 농협을 포함한 금융기관을 맡게됐다고 합니다. 농림부를 지원했지만 아직은 신참이어서 우선 경제부의 사건기자로 통하는 금융단 출입을 하게된 거지요.
 
대산농촌문화재단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장학생은 지금까지 5명이었는데, 전원이 졸업 전에 MBC PD, <경향신문> <머니투데이> <동아일보> <영남일보> 기자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올해는 신입생 2명이 더 가세했는데, 이번 학기부터 개설되는 [농업농촌문제 세미나]는 일반 학생도 수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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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위한 신경분리? 농협 배만 불리고 농민은 뒷전”
 
강원 철원 농민들이 보는 ‘새 농협’

강원 철원군 와수리 평야. 찰지고 밥맛 좋기로 유명한 철원쌀이 나는 곳이다. 3월의 첫날. ‘농협을 농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의 새 농협 출범을 하루 앞두고 있었지만, 이곳을 찾은 기자는 꽁꽁 얼어붙은 한탄강만큼이나 차가운 농심만을 확인했다. 농민들은 ‘농협 신용경제사업 분리’라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남의 나라에 살고 있었다.

“신경분리요? 그게 무슨 말인지….”(윤동구씨·51)

“농협이 바뀐다고? 그런 건 처음 듣는데….”(김영기씨·77)

신경분리를 하든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하든 농민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제사업을 강화해 농민을 잘살게 만들려고 신경분리를 추진했다는 게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작 농민은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대신 농협중앙회에 대한 불만은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최근 비료값 담합에 대해서는 “도둑놈들”이라고 농정당국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 일대 농민은 대부분 벼농사를 짓고 있어서 쌀값과 비료값에 민감하다.

농민 박남길, 김용빈, 전흥준, 김종필씨(왼쪽부터)가 농협의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를 하루 앞둔 1일 강원 철원군 와수리 들녘에서 농촌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정근 기자

 
김영기씨는 “몇 천원 하던 비료 한 포 값이 몇 년 새 1만3000원이 됐다. 여기선 북한에 비료를 지원하는 바람에 값이 오른 걸로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비료회사들이 짜고 올렸다더라. 농촌을 그네들(농협)이 갉아먹었던 거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흥준씨(49)는 “자회사인 남해화학이 담합한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데 농협중앙회가 할 말이냐”면서 “농협이 농민의 등에 칼을 꽂았다. 책임자와 사장, 중앙회장 전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3년 전 쌀값을 조사했던 박남길씨(49)는 이마트에서 5만7000원에 팔리는 철원쌀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5만1000원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다면 더 후한 값을 쳐줘야 하는데 오히려 농민을 쥐어짜 일반기업보다 더 싼값에 구매해 자신의 판매량을 늘리는 데만 신경을 쓴 것이다.

농협중앙회가 쌀 수급량 조절에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2008년 풍년이 들자 중앙회가 ‘890(팔구제로) 운동’을 펼쳤다. ‘재고를 팔아 0으로 만들자’는 뜻이다. 전국 지역농협에서 일시에 쌀을 내놓다보니 쌀값이 떨어져 농민의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중앙회가 쌀 보관비용을 지원하거나, 판매시기를 조절했더라면 쌀 재고물량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것을 막을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중앙회는 지역농협이 생존할 수 있는 어떤 조치도 내놓지 못했다. 전흥준씨는 “쌀값이 싸면 농민에게 그냥 싼 대로 팔라고 하고, 가격이 오르면 정부가 통제해 값을 내리라고 한다. 이건 농민의 아픔을 달래는 게 아니라 자기네 필요대로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책임한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김용빈씨(47)는 “중앙회장이라면 국회도 가고 장관도 만나고 대통령에게도 농민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농민과는 막걸리잔이라도 기울여야 할 텐데 낯짝도 볼 수 없다”면서 “중앙회장을 뽑는 대의원 조합장 288명 중에서 반만 자기편 만들면 되니까 조합원 245만명은 눈에 안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용사업을 앞으로 농협금융지주가 맡아서 하더라도 농민들은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일부 농협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고금리 대출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농협은 농촌지역 사채를 흡수해 농민에게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경제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이자놀이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빈씨는 “경제사업 수익성이 떨어진 지역농협들이 대출경쟁을 벌여 서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고, 많은 금액을 빌리면 이자율을 낮춰주겠다고 하는 등 농민에게 대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사업에 대한 기대는 더 난망이다.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철원농협에서도 쌀국수, 쌀막걸리를 생산하고 있지만 “팔 곳이 없다”는 게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전흥준씨는 “하나로마트에 가보면 대기업 공산품하고 그 지역 생산물뿐이다. 전국 1300개 하나로마트에 우리 쌀국수 하나만 들어가도 1300개가 팔리는 셈이다. 그런데 중앙회는 신경분리로 제 배 불릴 생각만 하고 유통에는 신경을 안 쓴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5
admin 마님   2012-03-04 13:42:44
한국 농업의 간디, 재덕....
admin    2012-03-04 19:06:11
기사가 진짜 간디작살이네요....
admin    2012-03-04 22:44:24
멋져, 덕
admin    2012-03-06 12:36:37
짝짝짝, 역시 농촌기자는 다르군요~~
admin 관리자   2012-09-23 02:55:50
지난달부터는 드디어 농림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출입하게 돼 세종시로 내려가게 됐답니다. 세계 식량위기를 다룬 기사 등을 보니 농촌전문기자로 훈련받은 재덕의 실력은 역시 발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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