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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경향신문] 명실상부한 "도시신문" 희망의 싹

  • 관리자
  • 조회 : 4258
  • 등록일 : 2009-05-0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4261556085&code=990304

 

[창간 특별기고] 명실상부한 ‘도시신문’ 희망의 싹

 이봉수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장

 
미국 신문들은 기본적으로 한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도시신문(Metro Newspaper)으로 발전해왔다.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처럼 도시 이름이 제호에 들어간 신문은 대개 지역신문의 역할을 겸한다. <뉴욕 타임즈>는 뉴욕과 인근의 뉴저지, 코네티컷에 주로 독자층이 분포해 있어 각 지역 섹션을 따로 낸다. 

영국 역시 지역별, 도시별 신문의 천국이다. 1200개 가량의 지역신문들이 지역 밀착 뉴스들을 전달한다. 박지성 선수가 경기를 하고 나면 늘 평점을 매겨서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도 맨체스터의 지역신문이다. 세계적 권위지가 된 <가디언>은 원래는 <맨체스터 가디언>으로 출발했고, 지금도 런던과 맨체스터, 두 곳에 본부를 두고 신문을 찍어낸다.

선진국 가운데 지역신문이 전혀 맥을 못 추고 지역 섹션도 만들지 않는 중앙지가 지역까지 석권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빼면 거의 없다. 한국의 유별난 신문업계 지형도는 정치·경제·교육·문화에 걸쳐 거의 모든 권리와 기회가 서울에 몰려있는 기형적 중앙집중 현상이 빚어낸 것이다.

지역밀착 저널리즘 철저히 추구를

중앙지들은 지방의 지역정보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에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한다. 최소한의 인력을 투입해 구색 맞추기 식으로 지역면을 만든다. 지역면이 부실한데도 중앙지들은 지역광고까지 싹쓸이 하다시피 해왔다. 인천에서 변호사 개업을 해도 서울 중앙지에 비싼 광고료를 주고 광고를 낸다.

한편 지방지들은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전국적 이슈들을 심층적으로 다루거나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에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독자들도 중앙지와 지방지, 두 개의 신문을 보기에는 부담이 컸다.

이런 때 인천경향신문사가 창립돼 처음으로 전국적 이슈를 제대로 다루면서도 지역정보를 밀도있게 전달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한국 신문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다.

그러나 <인천경향>의 창간을 축하만 하기에는 앞에 놓인 현실이 너무나 엄혹하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인천경향>이 한국신문업계의 한 활로가 되기를 바라면서 핵심적으로 세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지역에 밀착한 공동체 저널리즘을 철저히 추구하라는 것이다. 지역사회 저널리즘 또는 도시 저널리즘의 발달사를 살펴보면, 세계 유수 신문들 중에 국제적, 국가적 의제설정에 충실하면서도 신문이 자리잡은 도시의 공동체를 유지·발전시키는 매개체 역할에 정성을 기울이는 신문이 많다. <워싱턴 포스트>는 세계적 권위지이면서도 워싱턴 시민을 위해 ‘Metro’라는 지역섹션을 발행한다. 이 섹션은 동장 선거에서부터 지역 내 각종 행사, 초중고교 소식, 동호인회 소식, 동네 슈퍼마켓의 할인판매 소식까지 알뜰살뜰히 뉴스로 다룬다. 워싱턴의 지역광고도 이 섹션에 집중되기 때문에 지역민이 이 신문을 보지 않으면 이래저래 손해를 보게 돼 있다. 개인의 생활반경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많이 내보내는 일이야말로 멀어져 가는 신문과 독자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이다. 공동체 저널리즘을 추구하려면,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기사 아이템 개발도 일선기자들이 발로 뛰는 보텀-업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중앙정치-지방자치 연결고리 돼야

둘째, 중앙정치와 지방자치의 연결고리가 되라는 주문이다. 지방지는 중앙의 정치뉴스를 통신사에서 받는 게 보통이어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특히 인천의 큰 이슈들은 대부분 중앙의 정치 또는 서울의 행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데도 문제 해결을 촉구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사태가 악화돼 왔다. 어찌 보면 인천은 서울의 교통·주택·환경·교육 문제의 배출구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이 너무 가까워 문화적 인프라도 제대로 갖출 기회가 없었다. 서울과 함께 수도권 규제에 묶여 있으면서 그 안에서 지역격차의 서러움을 맛봐야 하는 지역이 인천이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은 중앙정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고 중앙지와 지방지를 겸하는 <인천경향>이 의제설정 기능을 떠맡아야 할 것이다. 그 점에서 <인천경향> 취재팀이 집중취재한 기획기사는 가끔 섹션의 틀을 벗어나 <경향신문> 종합면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

셋째, 신문환경과 도시 독자들의 신문 이용행태 변화를 적극 수용하라는 것이다. 요즘 독자들은 ‘정치’나 ‘정책’과 같은 딱딱한 뉴스보다는 ‘말랑말랑한 뉴스’에 관심을 갖는다.

흥미롭지 않더라도 ‘재산 증식’이나 ‘소비자 정보’처럼 ‘돈 되는 것’에는 대도시 독자들의 관심이 많다. 도시 주민들은 한편으로 ‘여가생활’이나 ‘문화생활’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 인천지역에서 창출되는 고용기회를 독자와 연결해주는 것도 좋으리라. 독자들의 욕구 변화는 도시 섹션의 필요성과 함께 중심 콘텐츠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도 말해준다.

<이봉수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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