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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MBC] 국가신용등급전망 조정 관련 인터뷰
- 관리자
- 조회 : 3786
- 등록일 : 2008-11-13
국가신용등급전망 조정 관련 인터뷰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제정임 교수
권재홍 앵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어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이런 조치가 나온 이유가 뭘까요?
제정임 교수: 오늘 아침에 미국 2위의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서킷 시티가 파산보호신청을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본격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신흥시장 국가들에 대해 전반적인 신용등급을 조정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대상이 된 17개 국가 중 불가리아 등 4개국은 신용등급자체가 낮아졌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7개국은 등급전망, 즉 앞으로 등급이 어떤 방향으로 달라질 것인가를 시사하는 지표가 한 단계씩 하향조정됐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 은행들이 차입금을 회수하는 이른바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은행들이) 외화 자금난을 겪을 수 있고, 실물경제 침체와 함께 대출부실이 늘어나면서 은행 자산건전성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습니다.
권재홍: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의 하나인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에, 무디스나 S&P 등 다른 회사들도 덩달아 조정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제정임: 그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이번 등급전망 조정은 ‘앞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지, 당장 등급을 낮추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부정적 전망을 했다가도 상황이 개선되면 등급을 낮추지 않은 전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은행들이 실적에 큰 타격을 입고, 이것이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S&P의 경우, 지난달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은행들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침체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습니다.
권재홍: 우리나라 은행들에게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길래,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이렇게 경계를 하고 있을까요?
제정임: 우리나라 은행들은 그동안 자산의 규모를 키우는 경쟁을 해 오면서 해외에서 거액의 단기 외채를 들여다가 장기로 대출해 줬습니다.
그러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이후 선진국 은행들이 돈줄을 죄니까, 달러 조달이 잘 안 돼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이죠. 정부가 1천억 달러 지급보증 발표로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외화자금 조달이 어려운 것은 여전합니다.
또 경기침체의 와중에서 중소기업들의 대출 부실이 늘어나고 있고, 부동산관련 대출과 일부 대기업 여신의 부실화가능성도 높아져 은행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권재홍: 이 때문에 최근 국내 은행들의 BIS 비율이 많이 낮아졌다고 하죠?
제정임: 은행자산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인데, 이 비율이 10%를 훌쩍 넘겨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출 부실이 늘어나면서 요즘 국내은행들 대부분이 이 선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는 등 자본을 보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11년전 외환위기의 교훈을 잊고, 다시 외채를 통한 자산 확대 경쟁을 벌이면서 리스크 관리 제대로 하지 못한 은행들, 자성해야 할 것입니다.
권재홍: 중요한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더 하락하는 것을 막는 일일 텐데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