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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한겨레] 에디터들의 머리 싸움, "미디어 전쟁"
- 관리자
- 조회 : 4563
- 등록일 : 2008-10-30
에디터들의 머리 싸움, ‘미디어 전쟁’ | |
시민편집인의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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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던록은행 파산 위기’(2007.9.13) → ‘로이즈 티에스비(TSB) 은행, 에이치비오에스(HBOS) 은행 인수’(2008.9.17) → ‘바클레이스 등 3개 은행, 공적자금 요청’ (2008.10.7).
세계 금융위기의 확산과정을 보여주는 영국발 대형 금융뉴스 세건. 이들은 모두 <비비시>의 특종보도로 제1보가 전해졌다. 놀라운 사실은 전세계 언론이 받아쓸 수밖에 없었던 이 특종기사들을 모두 한 사람이 터뜨렸다는 것이다. 로버트 페스턴이 바로 그다. 그는 일선기자가 아닌, <비비시>(BBC)의 비즈니스 에디터, 즉 산업부장이다.
우리 언론사에서 에디터 또는 부장이라면 ‘데스크’라는 명칭에 걸맞게 대개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에디터가 세계적 특종을 줄줄이 낚다니!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언론사들의 에디터 제도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알고 나면 의문이 풀린다. 그리고 몇 년 전 우리 언론계에 유행처럼 도입돼 겉돌고 있는 ‘한국식 에디터제’와 대비된다. 제도만 본떴지 행태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 보수신문에서 일하던 초임기자 시절 사회부 회의 장면이 떠오른다. 데스크가 수첩 하나 달랑 들고 들어와서 고문하듯 한 명씩 기사 아이디어를 추궁하곤 했다.
영국에서 에디터들의 역할은 ‘내근 데스크’에 그치지 않는다. 일선기자보다 더 중요한 뉴스소스들을 만나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중요한 기사를 직접 쓰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논조를 이끄는 진정한 의미의 에디터다.
세계의 에디터들, 아이디어 내고, 기사 쓰고, 논조를 결정짓는다
에디터의 활약은 신뢰성과 상품성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
의제설정 미흡, 여건만 탓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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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턴 같은 에디터가 <비비시> 카메라 앞에 서면 런던 금융가, 특히 지금과 같은 위기 때에는 세계 금융시장이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19일치 <업저버>를 보면, 금융가에 미운털이 박힌 페스턴에 대해 보수당이 대신 고발장을 접수했다. 금융시장을 교란했다는 명분이지만, 페스턴에게 정보를 흘리는 사람을 밝혀내 노동당 정부의 스캔들로 몰아가겠다는 태세다.
이런 에디터들의 활약은 위기에 처한 저널리즘의 신뢰성과 상품성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있다. <비비시>의 전 정치에디터 앤드루 마도 그랬지만 현임인 닉 로빈슨도 의사당 앞에서 누구보다 자주 마이크를 잡는다. 신문 쪽에서도 <가디언>의 패트릭 윈투어를 비롯한 쟁쟁한 정치에디터들이 기사 경쟁에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