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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소희를 "시집" 보내며
- 관리자
- 조회 : 3616
- 등록일 : 2012-04-07
2기생 박소희가 <오마이뉴스> 공채에 최종합격해 9일부터 출근한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합니다. 이미 합격소식을 알고 있는 이도 많을 텐데, 졸업생에게도 알리고 "명예의 전당"인 공지사항에 올리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소희는 2학년 때부터 국회 인턴으로 추천돼 "주경야독"을 한 셈인데, 졸업 뒤에도 계속 글을 첨삭해달라고 보내오는 범생이 중 범생이였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언론사 최종 면접 진출 횟수로는 아마도 최다 기록 보유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역시 내 멘티였다가 MBC PD가 된 조형진이 쌍벽일 텐데 누가 진짜 기록보유자인지 대조해봤으면 합니다.
이젠 재미삼아 얘기하지만 본인들은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이 대기자, 대PD가 되기 위한 초석을 넓게 까는 과정이었다면, 그들의 미래는 더욱 높이, 그리고 튼튼하게 건축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소희는 1,2기생 중 최연소자이기도 해서 막내딸을 시집보내는 기분도 살짝 드네요. 개인적으로는 소희를 마지막으로, 내가 멘토였던 1,2기 졸업생들이 100% 범언론계에 진출한 셈이어서 더욱 기쁘고도 홀가분한 심정입니다. 이제 몇 안 남은 3기생과 합격생이 많이 나오기 시작한 4기생을 들들 볶는 데 주력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명색이 원장인 주제에 내 멘티들만 볶아대는 것은 물론 아니겠지요. 모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스쿨의 언론사 공채 최종합격자 수도 명실상부한 50명이 됐습니다. 실은 지방신문 수습기자(인턴)로 입사했던 아무개가 최종합격 문턱을 넘지 못하고 석달 만에 돌아왔을 때 합격자수를 49명으로 줄이면서 우울했습니다. 제자들이 사표냈다는 소식 들으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나도 다섯 번이나 사표를 낸 전력이 있고, 봉급이 반감되는 회사로 가거나 실업자가 되어 유학을 떠나면서도 오히려 앞으로 할 일에 가슴 뛰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늙어가나 봅니다. 언론사로 "시집"간 제자들에게 당부합니다. 더 좋은 언론사와 재혼할지언정 친정으로 돌아오지는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