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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동반지도 보고 여행가는 1200만 ‘펫팸族’… 반려 동반 음식점·호텔 갖추는 유통家 - 조선일보
- 반려동물산업학과
- 조회 : 925
- 등록일 : 2023-09-11
애견동반지도 보고 여행가는 1200만 ‘펫팸族’… 반려 동반 음식점·호텔 갖추는 유통家
“강아지도 식구...떼놓고 다닐 수 없어”
아웃렛·호텔·지자체 앞다퉈 나서
반려동물 기르는 가구 30%가 월 1000만원 이상 벌어...구매력 높은 계층
입력 2023.09.10 07:45
직장인 이소정(32)씨는 요즘 가족 여행을 갈 때면 꼭 반려견과 함께 다닐 수 있는 식당, 숙박업소를 미리 찾아본다. 다른 곳도 가고 싶지만, 반려견이 뛰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는 강원 홍천의 한 리조트만큼은 매년 꼬박꼬박 찾아가기도 한다.
3~4일을 반려견 혼자 집에 두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누군가에 맡기기에도 마음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조금 더 요금이 비싸더라도 강아지를 동반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며 “강아지도 우리 식구이기 때문에 놓고 다니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여행지, 식당, 숙소 등을 구체적으로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과 동반 입장이 허용되는 시설만을 모은 지도 서비스가 출시되고, 이런 수요에 맞는 유통업계의 서비스 공급도 따라 증가하고 있다.
반려견 동반 식당에 함께 온 몰티즈 강아지./ 이민아 기자
10일 네이버가 제공하는 애견동반지도 ‘갈수있어 강아지도’ 서비스에 따르면 전국에 애견동반이 가능한 숙소는 1951개, 식당은 1만2323개, 카페는 1만6106개로 집계됐다. ‘갈수있어 강아지도’는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식당, 카페, 숙소 등을 지도에 모아놓은 서비스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강아지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3월에 출시했다”며 “반려인구가 많아진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네이버에서도 쉽게 반려동물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전했다.
유통가에서는 앞다퉈 반려동물 동반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롯데프리미엄아웃렛 파주점은 지난달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가 가능한 ‘펫 그라운드’를 조성했다. 다른 고객들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별도 출입·동반식사가 가능한 독립된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호텔도 관련 서비스를 고급화하는 등 차별화된 반려동물 동반 서비스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콘래드 서울은 지난달 기존의 반려동물 동반 투숙 패키지 ‘펫밀리케이션(Petmilycation)’을 개선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횟감을 동결 건조한 수산물로 만든 수제 간식을 주고 반려동물 소변검사 키트를 통해 셀프 건강 검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유통업체 뿐 아니라 관광산업이 발달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반려 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1일 마을 주민들이 직접 선정한 ‘제주 마을에 머물게 하는 것들, 반려견 동반 가능한 마을 카페 5선’을 온라인 홍보채널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반려동물 모시기’에 나선 이유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견 수는 2022년 544만마리로 2010년 대비 18% 증가했고 반려묘 수는 2022년 254만마리로 2010년 대비 303%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현 칼빈대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기에 사람들과의 바깥 교류가 없어지면서 집안에서 정서적 교류를 나눌 수 있는 대상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로 인해 반려동물, 반려식물, 심지어 반려돌 등을 키우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구매력이 높은 ‘고소득’ 계층일 확률도 높다는 점도 유통업계에서 주목하는 이유다.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를 소득별로 분류했을 때 월 1000만원 이상 벌어들이는 가구의 비중이 전체의 30.3%로 가장 컸다. 게다가 가구소득과 반려동물 양육 비율은 비례했다.
다만 늘어난 반려 가구에 비해 여전히 동반 입장이 가능한 시설이 아직 절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의 갈수있어 강아지도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반려동물 동반 식당·카페는 3087개, 숙박시설은 17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나타난 서울지역의 숙박·음식점업은 총 13만8252개로 이 중 반려동물이 동반 가능한 곳은 서울 전체 숙박·음식점업체의 2.2%에 그친다.
조선일보 이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