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작
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문화관으로 오는 길
- 김지영
- 조회 : 2638
- 등록일 : 2011-04-04
#1. 05: 20
어제 잠을 너무 많이 자서인지 오늘은 아침 일찍 눈을 떴습니다. 시계를 보니 5시 20분. "더 잘까" 잠시 동안 고민하다 이불을 걷고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니 5시 40분. 아직도 기숙사 문이 열리려면 20분이나 남았습니다. 머리를 말리고, 얼굴에는 스킨과 수분크림, 라인커버크림과 함께 번들거림을 방지해주는 파우더를 살포시 발라줍니다. 머리를 대충 만지고 옷을 입으니 이제 막 6시.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배터리를 갈아 끼우고 기숙사를 나서려던 찰나, 책상 위에 오랫동안 묵혀두고 있었던 향수병이 보입니다. 오랜만에 "칙 칙". 손목에 두 번을 뿌려 목덜미에 문지릅니다. 이제서야 정말로 외출.
#2. 06: 10
문화관으로 오는 길. 의림학사를 지나고 잔디밭을 빠져나와 보도블럭을 걷습니다. 또각 또각. 제 구두소리가 들려옵니다. 얼마 전, 누군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 발걸을소리만 들어도 저인 걸 알 수 있다고요.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발소리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김지영으로 기억된다는 것. 어떻게 생각하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다시 문화관으로 오는 길. 이번엔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몇 마리인지도 알 수 없을 만큼 많은 새가 쉴새 없이 재잘거립니다. 근원지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개소리(?)도 들려옵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건물 옆을 지날 때 들렸던 환풍기소리. 오랜만에 여유 좀 느껴보려는데 자꾸 방해합니다.
#3. 06: 20
문화관에 다 와갑니다. 습관적으로 2층과 4층의 강의실을 봅니다. 4층에 불이 켜져 있네요. "벌써부터 누굴까"하는 생각에 엘레베리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갑니다. 문을 여니 보이는 건 4기의 연예인라는 원석이형. 일찍부터 올라와 공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문화관에서 밤을 지샜던 승태는 401호 강의실에서 숙면중입니다.
2층으로 내려와 제 자리의 컴퓨터를 켭니다. 컴퓨터가 느린 탓에 조금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부팅이 될 동안 잠시 강의실을 비웁니다. 2층 자판기에서 오라떼 파인애플맛을 뽑아 들고, 1층으로 내려갑니다. 현관을 나서서 저 멀리 후문쪽을 보니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건 어떤 색으로 표현해야 할까" 아, 해는 잘 익은 살구색입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습니다. 오늘따라 하늘이 너무 투명하네요. 평소 하늘 색이 파란색 물감에 흰색 물감을 섞은 것 같았다면, 오늘은 파란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린 물 뒤로 흰색 종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4. 07: 14
지금 시계를 보니 7시 14분. 제가 왜 이걸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더이상 쓸 말이 없어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고민합니다. 아, 그러고보니 준석이형 인터뷰기사를 1주일 동안 두 개나 썼네요. 그것도 섭외가 용이한 취재원만 골라서요. 세저리 기자생활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다른 기자들은 글감이 없어서 허덕이는데.. 계속 한 가지 형식으로 우려먹으면 재미 없을 거에요. 취재가 뭐 사골도 아니고..
#5. PS/
요즘 준석이형이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착한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실망이 큽니다. 조금만 더 교양있게 행동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6. 배가 고파요
기숙사 밥시간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 아침은 8시부터 배식이 시작되고, 저녁은 18시 50분에 배식이 끝납니다. 10시간 50분 사이에 세 끼를 먹어야 합니다. 아침식사 전과 저녁식사 후에 공백이 너무 깁니다. 아침에는 간식을, 밤에는 야식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어야 하는 배식시스템때문에, 우리 사랑스러운 여학우들의 고민은 쌓여만 갑니다.
#7. 기사가 게재되는 날이 불규칙합니다.
세저리뉴스 기자 여러분 분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어제 잠을 너무 많이 자서인지 오늘은 아침 일찍 눈을 떴습니다. 시계를 보니 5시 20분. "더 잘까" 잠시 동안 고민하다 이불을 걷고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니 5시 40분. 아직도 기숙사 문이 열리려면 20분이나 남았습니다. 머리를 말리고, 얼굴에는 스킨과 수분크림, 라인커버크림과 함께 번들거림을 방지해주는 파우더를 살포시 발라줍니다. 머리를 대충 만지고 옷을 입으니 이제 막 6시.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배터리를 갈아 끼우고 기숙사를 나서려던 찰나, 책상 위에 오랫동안 묵혀두고 있었던 향수병이 보입니다. 오랜만에 "칙 칙". 손목에 두 번을 뿌려 목덜미에 문지릅니다. 이제서야 정말로 외출.
#2. 06: 10
문화관으로 오는 길. 의림학사를 지나고 잔디밭을 빠져나와 보도블럭을 걷습니다. 또각 또각. 제 구두소리가 들려옵니다. 얼마 전, 누군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 발걸을소리만 들어도 저인 걸 알 수 있다고요.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발소리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김지영으로 기억된다는 것. 어떻게 생각하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다시 문화관으로 오는 길. 이번엔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몇 마리인지도 알 수 없을 만큼 많은 새가 쉴새 없이 재잘거립니다. 근원지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개소리(?)도 들려옵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건물 옆을 지날 때 들렸던 환풍기소리. 오랜만에 여유 좀 느껴보려는데 자꾸 방해합니다.
#3. 06: 20
문화관에 다 와갑니다. 습관적으로 2층과 4층의 강의실을 봅니다. 4층에 불이 켜져 있네요. "벌써부터 누굴까"하는 생각에 엘레베리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갑니다. 문을 여니 보이는 건 4기의 연예인라는 원석이형. 일찍부터 올라와 공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문화관에서 밤을 지샜던 승태는 401호 강의실에서 숙면중입니다.
2층으로 내려와 제 자리의 컴퓨터를 켭니다. 컴퓨터가 느린 탓에 조금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부팅이 될 동안 잠시 강의실을 비웁니다. 2층 자판기에서 오라떼 파인애플맛을 뽑아 들고, 1층으로 내려갑니다. 현관을 나서서 저 멀리 후문쪽을 보니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건 어떤 색으로 표현해야 할까" 아, 해는 잘 익은 살구색입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습니다. 오늘따라 하늘이 너무 투명하네요. 평소 하늘 색이 파란색 물감에 흰색 물감을 섞은 것 같았다면, 오늘은 파란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린 물 뒤로 흰색 종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4. 07: 14
지금 시계를 보니 7시 14분. 제가 왜 이걸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더이상 쓸 말이 없어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고민합니다. 아, 그러고보니 준석이형 인터뷰기사를 1주일 동안 두 개나 썼네요. 그것도 섭외가 용이한 취재원만 골라서요. 세저리 기자생활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다른 기자들은 글감이 없어서 허덕이는데.. 계속 한 가지 형식으로 우려먹으면 재미 없을 거에요. 취재가 뭐 사골도 아니고..
#5. PS/
요즘 준석이형이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착한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실망이 큽니다. 조금만 더 교양있게 행동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6. 배가 고파요
기숙사 밥시간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 아침은 8시부터 배식이 시작되고, 저녁은 18시 50분에 배식이 끝납니다. 10시간 50분 사이에 세 끼를 먹어야 합니다. 아침식사 전과 저녁식사 후에 공백이 너무 깁니다. 아침에는 간식을, 밤에는 야식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어야 하는 배식시스템때문에, 우리 사랑스러운 여학우들의 고민은 쌓여만 갑니다.
#7. 기사가 게재되는 날이 불규칙합니다.
세저리뉴스 기자 여러분 분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