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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중학생이 되어 돌아온 수퍼스타 희재군
- 곽영신
- 조회 : 3286
- 등록일 : 2010-04-05
#1. 중학생이 되어 돌아온 수퍼스타 희재군
그는 여전히 영어공부 중이다. 우리가 계속 희재군을 힐끔거리며 그에 대해 수군수군대고 있으나, 희재군은 요지부동이다. 이만하면 신경쓰일만도 한데 요지부동이다. 역시 희재군이다.
희재군이 달라졌다. 좀처럼 고향생각을 하지 않던 희재군. 마치 자신은 문화관에서 태어나 문화관에서 자란 것처럼 면도도, 세수도, 빨래도, 환복(군대용어ㅋ)도 하지 않은채, 문화관의 귀신으로 군림하던 그. 그런 그가 고향엘 다녀왔다. (이래뵈도 그의 집은 온양온천 근처) 가깝지만 먼 고향에 다녀온 그가 변신해 돌아왔다. 수퍼스타, 그가 돌아왔다.
1. 미용실에 다녀왔다.
이제 그의 부시시한 머리는 보기 힘들다. 이제 그의 헤어스타일은 깔끔한 댄디 중학생. 그 엄격하다는 학생주임조차 꼬투리 잡기 어려운, 완벽한 품새다. 이게 희재였던가. 수염은 또 어디로 갔는가. 그 삐죽삐죽하던 수염! 미용실 언니가 말끔히 잘라주었는가!
2. 피부과에 다녀왔다.
희재군은 피부과도 다녀왔다. 스킨 1종 세트 외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희재군. 무슨 바람이 불어 피부과에 갔나. 희재 왈, "형 저 원래 피부과 다녔어요. 알잖아요." 글쎄, 몰랐는데. 이에 덧붙이는 말, "간호사가 자주 오래요." 역시 간호사의 마음도 단박에 사로잡은 희재의 매력. 부활절 달걀 같은 희재의 피부 때문인가.
3. 멋쟁이 옷을 가져왔다.
희재가 츄리닝 장사를 한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그런 그가 청바지에 가디건, 그리고 가슴 근육이 언뜻 내비치는 핑크색 반팔티를 입고 나타났다. 몇몇 여학우들이 보기 수줍다며 눈을 가렸는데, 손가락을 벌리고 있던 모습이 포착됐다. 왜 이렇게 멋지게 입었냐는 질문에 희재 왈 "형 저 몇벌 더 가져왔어요. 알잖아요." 음, 계속 듣다보니 알 것 같기도 하다.
4. 향수를 뿌렸다.
이건 뭐 더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다. 희재의 변신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쯤, 몇몇의 후각이 희재의 변신이 시각 부문에만 그치지 않았음을 포착해냈다. 학우들의 눈빛이 몇번 교차하고 나서야 이에 대한 공통된 의견이 모아졌다.
"이건 오바다."
어쨌거나, 희재의 변신은 완료되었다. 그가 어떤 심경 변화로 이와 같은 변신을 감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일단 오바인 것은 같은데, 확실히 보기에 나쁘지 않다. 평소 희재의 모습을 속속들이 지켜보고 있던 은선양은 "사람됐네."라는 말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했다.
남자의 변신은 무죄던가. 그렇다면 희재군의 변신은 무죄, 향수도 무죄다. 수퍼스타로 돌아온 희재군, 앞으로 얼마나 놀라운 프로젝트를 선보일지 기대되는 바이다.
희재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