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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비(非)졸업

  • 곽영신
  • 조회 : 3507
  • 등록일 : 20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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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졸업은 했지만, 졸업은 하지 않았다 

대망의 졸업식이 끝났습니다. 저널리즘스쿨대학원 2기 수료생 전원은 오늘 언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며, 긴 가방끈의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학사도 모자라 석사라니, 배운 만큼 책임이 큽니다. 그대들은 이제 대한민국 지식인~~!! 

아침에 눈을 뜨고 방을 나서니 추위가 한풀 꺾여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낭만적인 감수성을 지닌 기자는
", 오늘 선배들이 먼 길 오느라 힘들지 않도록 하늘이 축복해 주는 군아
생각했는데, 웬걸, 졸업식 시작 전에 도착한 사람, 단 세 명
", 이래서 세명대군아" 고전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반가운 얼굴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왔네요. 선배님들이 한데 모여 재잘재잘대는 모습을 보니, 우리는 역시 함께 있을 때 "세저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진정한 우정이랄까요. (그런 의미에서 3기들아, 빨리 와라, 여기 힘들어. ㅇㅇ

식장에서 모두들 졸업복과 석사모를 갖추니 간지 좔좔, 제법 지식인의 풍모가 풍겼습니다. "취직이 중요하고 언론인이 되는 게 중요하지, "졸업식"이라는 의례가 크게 중요하겠어?"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의례"를 통해 마음 속에서 뭔가 뭉클뭉클하는 것이 느껴졌는데요. 지켜보는 후배 입장에서도 그랬는데, 막상 당사자인 선배님들은 더 감격적이었을 거라고 짐작되네요

"졸업"이란 단어의 뜻을 네이버양에게 물어보니
1. 학생이 규정에 따라 소정의 교과 과정을 마침
2. 어떤 일이나 기술, 학문 따위에 통달하여 익숙해짐

두 가지 뜻이 있네요. 오늘 졸업이 1번 졸업이라면, 2번은 이제부터가 시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멋지고 훌륭한 언론인이 되는 것, 그게 2번 졸업이 아닐까요? 선배님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날의 건투를 빕니다


#2. 그들이 남긴 말 

식이 진행되는 동안 무작위 내 멋대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는데요. 몇 가지 어록을 살펴볼까요? 취재원 보호는 개나 줘버려 ㅋㅋㅋㅋㅋ 

Q. 교수님이 가장 미웠을 때는
A. 마지막 졸업식인데도 마주치자마자 늦게 왔다고 뭐라고 했을 때 (by 상윤
(도대체 어떤 교수님이?) 

Q. 제쌤이 가장 아름다워 보였을 때는
A. 자다 일어나셨을 때 (by 유라
이에 대해 부연하자면, 어느날 새벽 제쌤의 방문을 두드린 유라 누님. 주무시다 일어난게 분명한 제쌤의 헤어스타일이 실오라기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비달사순이 막 만지고 난 직후였다고

Q. 세저리 최대 미스터리는
A. 재쌤의 헤어는 가발이 아닐까? 아침마다 완벽 세팅된 머리를 붙이시는 게 아닐까?(by 보라
(부연 설명 필요 없엉. 유라 누님 옆에 있었음.) 

Q. 입학 후 스스로 가장 달라진 점은
A. 까치산에 올라 제천 시내를 바라보며 산과 들판을 마음에 담게 되었다. 이를 사자성어로 "호연지기(浩然之氣)"라 한다. (by 형진
(기자는 여기서 잠시.. 숙연해졌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술자리는
A. 세명광장 앞에서 가진 술자리. 홍담이 김 용기에 김 가루, 막걸리, 소주를 섞어 사람들에게 마시게 했음. 그리고 자기는 집에 감. (by 보라
(이외에 몇 개 더 있는데 모조리 다 홍담과 관련돼 있었음.) 

Q. 막상 기자가 되니 무엇이 안 좋은가
A. 정말 너무너무 좋고 안 좋은 것이 하나도 없으며 좋은 점만 있는데, 곧 때려칠 거임 (by 승환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Q. 세저리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는
A. <단비뉴스> 노동기획을 취재하며, 동료들과 함께 울고 웃었을 때 (by 상호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2 ㅎㅎㅎㅎㅎ


#3. E양의 어록 

여기에 덧붙이는, 요새 한창 다이엿에 열중하고 있는 전E양의 어록. 취재원 보호는 개나 줘버려2 ㅋㅋㅋㅋㅋ 

하나, 상윤형이 스쿨 대표로 앞에 나가 학위증을 받고 총장님이 석사모의 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겨주자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상윤오빠 딸랑이 반대로 해놨어! ㅋㅋㅋㅋ 총장님이 고쳐줬어~~!! ㅎㅎㅎㅎㅎ

, 식사하러 가는 도중에 상윤형과 함께 걸으며
"오늘 오빠 디게 멋있네요! 정장입으니까 멋있군아, 세저리 오빠들도
(여기서 중요한 건 "") 


#4. 세저리학파 

뒤풀이 자리에서는 식사를 하며 한 사람씩 일어나 졸업소감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 좋은 선후배를 만나서 정말 좋았다"는 얘기가 가장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식상(?)한 말이기도 하지만, 세저리의 2년 생활을 가장 잘 정리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도 후배된 입장에서, 필드에 나가면 서로 도울 수 있고 힘이 될 수 있는 선배님들이 있다는 게 참 든든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녁 시간, 이른바 "감자탕 회의"에서는 김상윤 발의, 전원 재청으로 "세저리 동문회"를 정식 발족하는 법안이 날치기 통과되었습니다. 초대 동문회장으로는 짜잔!, 

.

되겠습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벌써 믿음직하죠? 국제신문에서 취재활동보다 동문회장 활동을 더 열심히 할까 걱정입니다. 그리고 초대 총무로는 "소희양" 되겠습니다. 역시 이름만으로 믿음직! 앞으로 두 동문회 임원의 지휘 아래 세저리인의 모임이 더욱 활성화하길 바랍니다


#5. 계산 

감자탕을 먹고 봉샘이 계산을 하기 위해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권샘이 계산을 하기 위해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상윤형이 지갑을 들고 벌떡 일어나 두 분을 말리는 게 아닙니까? 우리는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오옷! 상윤형! 김상윤! 김상윤! 어서 나도 취직을 해야겠어

"에이, 선생님 아닙니다
저희가 계산하겠스빕다

?? 

저희가
방금 "저희가"라 그랬어
, 저희가

우리 모두는 빵 터졌습니다. 계산은 봉샘이 하셨지요. 역시 취직했다고 갑자기 그럴 수는 없는 것이지요. 이제 승진을 해야지요. ㅇㅎㅎㅎㅎ 끝까지 책임지는 봉샘의 사랑, 잘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 


# <별책> 또 다른 이별 

오늘 또 한 번의 이별이 더 있었는데요. 문화관 혁명의 주인공, 홍마오가 CJ미디어로 팔려가는 바람에 오늘 세저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단비뉴스> 대학팀의 핵심 멤버였던 홍마오를 데려가기 위해, CJ측은 내년 수퍼스타 K에서 김지영군을 반드시 파이널 4 안에 포함시켜 주기로 약속했다는 후문입니다

후기신입생으로 들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은 아니지만, 홍마오양이 세저리에 정이 많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합격소식을 듣자마자 문화관에 커피믹스, A4용지를 몇 박스씩 보내오고, 오늘은 그동안 아껴봤던 책들을 학우들에게 기증하고 갔습니다. 오늘 벽면에 붙은 우리들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어 가고, 많이 아쉬워 하며 문화관을 떠나는 마오의 모습을 보니 뭉클했습니다

아무쪼록 잔정 많고, 고퀄리티 파마를 해 한결 프랑소와틱해진 홍PD의 앞날에 복이 굴렁굴렁 굴러들어오길 바라고, 종종 연락도 하고 얼굴도 봤음 합니다

모든 세저리인 화이팅~~~~~!!!!! 


P.S 
설마 세저리뉴스에 고상하고 우아한 사진이 올라오길 바랐던 건 아니겠죠?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7
admin 축하축하   2011-02-18 23:23:29
기사가 참 맛깔스럽습니다!!^^ 2기 졸업생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이제 그만 바이바이~~~ㅠㅠ
admin    2011-02-19 01:43:18
저녁에 재미있는 일이 많았네요,ㅎㅎ 오랜만에 왔는데 정작 3기얼굴은 많이 못보고 가서 섭섭했지만 또 놀러갈께요!
admin    2011-02-19 07:52:34
선배들, 모두모두 졸업 축하합니다~!
기사 읽으면서 중간중간 상상이 되서 계속 웃음이...!
우리 마오도 보고싶을거야.
admin 황담   2011-02-20 10:58:34
정말 추석같았어요 ^^
admin 이횰   2011-02-20 19:27:47
졸업식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세저리기사만으로도 뭉클해진다능.ㅎㅎ

우리도 내년이면...... 아 그럼, 우리 쩜오기는 어떻게 되는거징?ㅠ
3기랑 졸업식 함께 못하는거넴??ㅠㅠ
admin    2011-02-24 14:18:00
와우,...다들 멋지다. 영신의 글도 ㅋㅋㅋ 다시 복귀?
admin 홍담   2011-02-26 15:22:18
김통 폭탄 막걸리의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할 듯. 먼저 도망 간 것도.
1기선배 몇 명께 연락을 드리긴 했지만... 날치기 통과로 얻은 직책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다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여러 가지 사안을 의논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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