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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봉샘 튜토리얼: 클래식으로 시대를 듣는다-일정변경
- 관리자
- 조회 : 7190
- 등록일 : 2015-03-11
(일정변경-->댓글 참조)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프랑스 파리는 너무나 회화적이고 오스트리아 빈은 참 음악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에는 100개도 넘는 미술관이 있지만, 빈에는 전세계에 중계되는 비엔나 필의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일년 내내 거장들의 음악회가 열리니 그럴 만도 합니다.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린 부르봉 왕가와 음악가들의 열렬한 후원자였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취향도 한몫했겠지요.
권력자보다 음악가의 동상이 자주 눈에 띄는 곳이 빈의 공원들입니다. 베토벤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브람스 등 수많은 작곡가들이 빈에서 활동하다가 빈에 잠들어 있습니다. 잘츠부르크 출신인 모차르트 역시 빈의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지요. 장례비조차 남기지 못하고 비참하게 죽어 묘비는커녕 공동묘지에 유기되다시피 했으니 위치도 모릅니다.
미술에 무지한 탓인지 수많은 미술관을 돌아다녀도 솔직히 감동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살아있는 인체와 자연이 더 위대하기 때문일까요? 그러나 음악은 무지한 내게도 특별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굳이 음악회에 가지 않더라도 영화의 배경음악이 누선을 자극하거나 거리에서 집시들의 연주를 듣다가 발걸음을 떼지 못한 적도 있으니까요. 나의 주제가인 듯한 유행가는 또 왜 그리 많은지......유행에 둔감한 탓인지 "흘러간 유행가"가 나한테는 도무지 흘러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과거의 회한 속으로 나를 데려가는 마약 같은 것이 음악 속에는 들어있는 듯합니다.
청각이 시각보다 더 원초적 감각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눈도 못 뜨면서 울음을 터뜨려 엄마의 청각에 배고픔을 호소하는 아기의 영리함이란......화살이나 총알이 날아오는데도 진군하는 군대의 위용은 북소리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퍼포먼스가 아니었을까요?
역사는 음악을 낳고 음악도 때로는 역사를 엮어가는 것 같습니다. 혁명의 시대를 불꽃처럼 살다 간 모차르트, 영웅의 출현과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베토벤, 히틀러와 독일국민을 열광시킨 바그너와 푸르트벵글러(지휘자). 약소국가 핀란드와 폴란드의 민족주의에 불을 지른 시벨리우스와 쇼팽....
각설하고 이번 학기 내 튜토리얼은 아트앤스터디에서 정윤수 문화평론가의 클래식 음악 강의를 듣는 것으로 진행합니다. 가끔 음악도 들려줍니다. 나 자신도 호기심만 있고 시간이 없어 못 하던 클래식과 역사의 관계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겠습니다.
<강의순서>
1강, 조화로운 세계를 향한 꿈: 비발디와 바흐
2강, 개인의 탄생과 혁명의 음악: 모차르트와 베토벤
3강, 좌절된 꿈과 내적 망명: 슈베르트
4강, 민족주의 시대의 예술가들: 차이콥스키와 시벨리우스
5강, 제국의 역습: 브람스와 바그너
6강, 근대 유럽의 붕괴: 말러와 세기말 비엔나
7강, 세계대전, 야만과 폭력의 시대를 관통한 예술가들
8강, 현대 세계의 불안과 현대음악
<과제>
피아노를 전공한 3기생 안세희를 한때 음악전문기자로 키우기 위해 음악 관련 기사 아이템을 함께 개발해 <단비뉴스>에 좋은 기사들을 실었습니다. <한겨레>가 주최한 "유럽음악여행"을 동행취재하게 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연재한 적도 있습니다. 세희는 <국제신문> 기자가 됐지만 언젠가 종합지 최고의 음악전문 문화부기자가 됐으면 하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부 기자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글 잘 쓰는 언론인이 되려면, 문학 음악 미술 연극 뮤지컬 영화 등에 최소한의 관심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당한 조예를 갖는다면 취미와 일을 병행하는 이점도 있겠지요. 월요일 밤 7시에 시작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아니, 월요일 밤부터!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음악카페에 들르듯 편안한 마음으로 오세요.
의무사항은 예술(가능하면 음악)을 모티브나 에피소드로 활용한 칼럼을 한 편씩 써내는 것뿐입니다. 칼럼은 첨삭해서 <단비뉴스>에 카페를 하나 만들어 비치할까 합니다(가능하면 음악도 링크하고). 예전에 문학 강의를 듣고 써낸 칼럼을 <단비뉴스>에 연재한 [소설이 있는 서재]를 참고하면 되겠네요. 정윤수씨는 <경향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기도 한데, 여러분도 이번에 문화를 끌어들여 칼럼의 격조를 한번 높여보세요. (이봉수)